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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니... 어머니 (조재성)

2012.12.04 07:21 조회 수 6539

시골에 계신 우리 어머니는 참 미인이십니다.

유머감각이 아주 뛰어나신 유쾌한 분이시죠. 시골 정읍 동네에서 한 카리스마합니다.

부녀회장도 지내신 몸이고, 동네에서 관광차 타고 놀러갈 때면 단연 인기가 최고랍니다.

한 때는 어머니로 인해 동네 어르신들 자전거타기 붐이 일어나기도 했구요,

배드민턴 붐도 일으키셨죠.

동네 초등학교 운동장에서 배드민턴 치면서 알게 된 초등학교 교장으로 은퇴하신 선생님을 통해 집에서 한글학교를 열기도 했구요.

게이트볼도 곧잘 치셔서 정읍시에서 주최하는 대회에 몇 번 참가하셔서 수상했던 걸로 기억됩니다.

참 열정적이신 분이시죠.

3남 2녀의 자녀들을 다 키우고, 결혼시킨 후에야 노는 재미를 아셨죠.

어렸을 적 우리 집은 시골에서는 꽤나 잘 사는 집이었나 봅니다.

동네에 유일하게 TV가 있어서, 동네 아이들이 집에 와서 TV시청을 하기도 했다고 들었습니다.

시골에서 면직물 공장을 운영하며 면기저귀나, 이불호창 등을 만들어서 서울 시장에 판매했었죠.

공장이 잘 되나보니, 동네에 우후죽순으로 공장이 많이 생기기 시작해서 경쟁은 치열해지고, 일회용 기저귀가 인기를 끌면서 공장이 어려워지기 시작했을 겁니다.

아버지는 술을 참 좋아하셨습니다. 초등학교 시절 막걸리나 소주 심부름은 제 몫이었습니다.

공장 옥상에서 뛰어내리다가 다리를 다치신 후로 여러 가지 질병들이 아버지께 오기 시작했습니다.

설상가상으로, 그 즈음 큰 형이 비오는 날 후배 오토바이 빌려 드라이브하다가,

내장산 앞에서 군용트럭과 부딪혀 중상을 입었습니다.

전주 예수병원에서 몇 개월을 의식불명이었고,

다들 죽는다고 했는데 어머니의 간호와 간병 그리고 가족들의 기도 덕분으로 기적적으로 살아났습니다.

현재 형님은 어머니를 모시고 건강한 몸으로 잘 살고 계시구요.

 

어머니는 새벽 4시반경 일어나서 일을 하셨던 걸로 기억됩니다.  

공장경영 뿐만 아니라 인건비를 줄이기 위해 직접 공장에서 허리를 구부리고

새벽부터 밤까지 일하셨습니다.  

어려운 형편 탓에 똑똑한 누나 둘이 대학을 포기해야 했고, 

작은 형이 대학에 합격했을 때는 등록금 걱정 때문에 합격의 기쁨도 못 느끼셨다고 합니다.

그렇게 우리 어머니는 자식과 일 그리고 돈만 알고 사셨습니다.

한 번도 힘들고 어렵다는 내색 안하셨습니다.

그 덕에 우리 5남매는 다들 잘 살고 있습니다.

 

어머니는 저에게는 늘 복덩이라고 하셨죠.

고등학교 때 기숙사에서 생활하다가 주말에 집에 가면, "너만 오면 돈이 생긴다. 너는 복덩이다"라고 하시며

용돈을 주시던 기억이 생생합니다.  그 덕에 전 항상 복덩이라는 생각을 갖고 살고 있죠.

제가 군대생활할 때는 어머니께서 누나를 시켜, 본부대장(소령)께 직접 편지를 썼답니다.

내용인즉슨, “군대에서 대장님이 우리아들 잘 가르쳐주셔셔 감사하고.

봉급 1만원을 엄마용돈이라도 보내왔다고  군대 잘 보낸 것 같다“고..

덕분에 중대원 모두들 앞에서 효자로 칭찬받고, 2박3일 휴가까지 나왔었지요.

이렇게 우리 어머니는 때론 정치적이기도 하신 분이랍니다.  

 

이제는 자식들 다 키우고, 노는 재미도 느끼면서 즐겁고 살려고 했더니 몸이 말을 듣지 않나 봅니다.

71세의 젊은 나이이신 데도 불구하고 허리가 많이 굽으셨고, 손발을 떠십니다.

허리가 굽은 컴플렉스 때문에 사람 만나기를 꺼려하시고, 거동이 불편하니 자신감이 많이 떨어지시나 봅니다.

결국 어려운 결정을 하셨습니다.

하루를 살더라도 꼿꼿하게 걷고 싶고, 수술하다 죽더라도 제대로 수술 한번 받아보고 싶다 하십니다.

이 양반, 자식들에게 짐이 되지 않기 위해서 용돈을 차곡차곡 모아서 1천만원까지 모아두셨다고 합니다.

병원에서는 30시간 가량을 수술해야 되는데, 노인이시라 의식이 회복되지 않을 수도 있고,

장시간 수술이라 3단계에 걸쳐 회복과정을 보고 진행을 한다고 합니다. 약 2개월은 병원에 계셔야 될 듯 합니다.

그래도 어머니 원하는 것이라 자식 모두가 한마음이 되어 어려운 결정을 했습니다.  

어제 첫번째 수술을 10시간에 걸쳐서 무사히 마쳤습니다.

"반듯하게 걸을 날을 생각하니 벌써부터 기분이 좋아진다"는 어머니 말씀에 안도의 한숨을 쉬어 봅니다.

이번 주 찾아뵙고 며칠 간병을 해 드려야 될 것 같습니다.

사랑합니다. 어머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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