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힘이 되어주는 환자들

2012.12.04 00:53 조회 수 16309

어제 외래로 한 아주머니가 오셨습니다.

고혈압으로 제게 약을 타다 드시던 분입니다. 자기에게 말도 없이 행방불명 되었다고 난리를 치셨습니다.

저를 찾느라고 온 광주-전남 병원을 다 검색하셨다네요.

15년 전 대학병원 근무시절 그분 어머니를 제가 수술했습니다.

뇌출혈이 심하여 가망 없다고 말했으나 그분이 막무가내였습니다.

자신과 말다툼 하시고 쓰러지신 거라서 이대로 보낸다면 자기는 평생 온전한 정신으로 살 수 없다고 말하더군요.

그분의 강요(?)에 의해 저는 가망없는 수술을 했습니다

출혈 부위는 "뇌교 출혈" ; 신경외과 교과서에 보면 "No man's land"로 나옵니다. 사람의 땅이 아닌거죠.

그분의 희망은 어머니가 못 움직이셔도 좋으니 "엄마! 미안해!" 이 한마디만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하더군요.

수술중과 수술 후에도 죽을 고비를 몇 번 넘기시더니 한달 후부터 약간의 의식을 기적적으로 찾았습니다.

눈꺼풀 깜빡거림으로 간단한 의사소통을 하신거죠.

Yes면 두 번 깜빡, No면 한 번 이런 식이죠.

딸이 "엄마 미안해. 나 용서할거지?" 하고 말했을 때 두번의 깜빡거림이 있었고 병실은 눈물바다가 되었습니다.

 

그 후로 그 딸은 제가 성심병원으로 가면 그리로 오고, 첨단으로 오면 그리로 오고, 그분만 오시는 것이 아니라 남편 자식들 형제 자매들까지 모두 제 환자들이 되었지요.

그런데 어제 그분이 열린병원으로 와서는 내게 "날 두고 어디로 가실라 하십니까" 하면서 오셔서 난리를 치고 가셨죠.

병원 식구들 모두 흐믓한 표정으로 그 모습을 보았답니다.

이틀째인 오늘 아침에도 그런 환자가 두 분 오셨다 가셨습니다.

이제 첨단병원에서 제 위치를 알려줄 수 있었기 때문이지요.

 

난 그분들에게 처방을 주지만 그분들은 어제와 오늘 아침 피폐해져가는 제 마음을 치료해 주시고 가셨습니다. 이제 그분들이 제 주치의가 되어버린 겁니다.

병원 현관문을 나서는 그분들의 뒷모습을 보며 내 마음을 치료해 주고 가시는 그분들에게 머리를 숙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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