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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향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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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6년도 - 예멘에서는

2012.11.21 15:28 조회 수 7485

참으로 귀중한 시간 이었습니다. 많은 원장님들 도움으로 무사히 다녀 올 수 있었습니다. 그리고 여러 약품과 장비를 지원 해주셨습니다.

 

예멘 의사선생님을 매년 두명씩 초청하여 1년간 교육시키는 문제에 대하여 예멘의 국립의료원과 협의를 마쳤습니다. 벌써 40여명의 지원자가 몰렸습니다. 이미 한국정부에서 2대의 구급차와 250개의 환자용 침대, 20여개의 환자감시장치가 지원되어 한국에 대한 호감이 매우 상승되어 있는 상태에서 우리가 가져간 교육프로그램은 그곳 병원 관계자들에게 매우 환영 받았습니다. 사나 시내의 모든 경찰차가 현대 싼타페이고, 곳곳에 걸린 삼성과 LG 간판들과 더불어 우리의 가슴을 더욱 뿌듯하게 하였습니다. 병원장님이 초대하여 베풀어준 만찬은 온갖 아랍음식들의 진수를 맛볼 수 있는 즐거운 시간이었습니다.

 

우리가 가진것이 너무 많다는 생각을 하면서 돌아왔습니다. 지난날 우리가 미국과 서방세계로 부터 받은 혜택을 이제는 조금씩 우리보다 못한 나라들을 위해 나누어야 할때가 왔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유럽의 의사들과 간호사들은 자신의 휴가기간에 자비로 그곳에 와서 수술을 하고, 진료시스템을 정비해주고 돌아간다는 말을 들었습니다. 우리도 마음만 먹으면 해야할일들이 엄청나게 많습니다. 한국에서 지원해준 환자감시장치도 제대로 사용하지 못하고 있고, 기본적인 환자돌보기도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었습니다. 중환자실이나 응급실 간호사가 간다해도 가르쳐줄일들이 많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내년을 위해 마음을 키워 보기를 바랍니다. 보너스로 3시간동안 달려가도 끝없이 보이는 사막과 아랍의 맛잇는 음식들, 신기한 과일들, 천년이 넘은 재래시장, 400-500년 넘은 건물들이 즐비한 old city를 구경할 수 있습니다.

 

가는 길은 두바이를 경유해야 합니다. 아랍에미레이트의 수도 두바이는 요즘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는 도시입니다. 비자가 필요없고 바다에 조성된 인공섬에 7성급 짜리 호텔이 즐비합니다. 전세계의 기업들이 몰리고 있고, 얼마전 사막에 지은 인공 스키장도 개장한 곳입니다. 오일달러와 아랍인 특유의 상술이 조화를 이룬탓입니다. 오는 길에도 우리는 다시 이곳을 들르게 됩니다. 약 13시간의 시간이 있었는데 1인당 약 45000원 정도하는 사막 사파리를 할 수 있습니다. 2시간, 4시간, 6시간 짜리 들이 있는데 취향에 따라 사막을 보든지 두바이 시내 관광을 하던지, 해안을 보던지 할 수 있습니다. 두바이 시내가 요즘 세일기간이라는 것을 알았지만 극비에 부치고 우린 사막 사파리를 택했습니다. 일제 최신형 짚차를 타고 모래언덕을 누볐습니다. 사막 오토바이와 낙타도 타볼 수 있었습니다. 베두인들 민속촌에 들려 아랍음식 부페도 즐겼습니다. 박현수 선생님은 그틈에도 일본인 여자 관광객 두명과 작업에 성공했습니다. 메일주소를 교환하는 것을 보았으니 문의하십시요(참고로 귀엽고 예쁨니다). 민속춤을 보려했으나 밤이 되면서 기온이 너무 떨어져 아쉽지만 공항으로 다시 돌아와야 했습니다. 하늘을 보았는데 그렇게 많은 별은 처음 보았습니다.

 

예멘의 수도 사나는 두바이에서 비행기로 다시 약 2시간 30분 정도 가야 합니다. 가는동안 창가에서 내려다 보이는 것은 끝없는 모래뿐입니다. 모래산, 모래계곡, 모래벌판..... 저곳을 경작지로 바꿀 수만 있다면...... 세계 식량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텐데요. 미국의 일년 국방예산을 안쓰면 가능한 이야기라고 하네요. 인간은 스스로의 문제를 해결할 능력이 없는것이 아니고 해결할 의지가 없는 것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나 공항에서 내리자 마자 문제가 생겼습니다. 가져간 약을 모두 압류 당했습니다. 약이 많아 무역행위라는 거죠. 아마 뇌물을 좀 주면 금방 해결될 일이지만 그런 부당함에 굴복하지 않기로 했습니다. 시간이 좀 걸리더라도요. 결국 실랑이 끝에 약을 두고 공항을 빠져 나올 수 밖에 없었습니다. 그곳 복지부에 서류 갖추어 정식으로 빼내오기로 했습니다. 공항에서 탄 택시는 뭐라 설명할 수가 없었습니다. 이런 차가 아직도 굴러다니는 것이 신기할 정도였구요. 지저분함에 도저히 엉덩이를 걸치고 앉을 수가 없었습니다. 마중나온 박 ㅈㅂ 선생님과 게스트 하우스로 향했습니다. 거리풍경은 우리네 60년대 후반, 70년대 초반 정도라고 생각하면 됩니다. 무질서, 사방의 자동차 클락숀 소리, 지저분한 거리, 걸인들..... 그리고 주변의 너무도 황량한 풍경들..

 

게스트 하우스에서 생활규칙을 듣고, 박ㅈㅂ 선생님 사모님이 준비한 카레라이스로 점심을 마쳤습니다. 이곳은 점심시간이 12시 30분 부터 오후 4시까지 입니다. 이시간 동안은 모든 관공서 여행지, 상점이 올 스톱입니다. 물은 나오다 안 나오다 하기때문에 샤워같은 사치스런 행위는 가급적 자제해야만 합니다. 식수 따로, 씻는 물 따로 입니다. 여자들은 검은천으로 온몸을 가리고 눈만 내놓고 다닙니다. 사진촬영등을 함부로 하면 큰일 납니다. 반면에 남자들은 사진찍는것을 아주 좋아해서 카메라만 들이대면 서로 포즈를 잡습니다. 정전도 수시로 되기 때문에 집집마다 양초를 준비해 둡니다. 우리나라 봉고차 같은것이 수없이 굴러 다니는데 그것이 시내 버스 입니다. 특이하게 버스는 한대도 구경할 수가 없었습니다. 모든 차량의 한 90%가 우리기준으로는 폐차 직전 상태입니다.

 

게스트 하우스는 일인당 숙박비가 5달러 입니다. 우리나라 괜잖은 민박집 정도의 수준 입니다. 게스트 하우스의 방장은 광주에서 온 선교사인데 웃음이 많은 아가씨입니다. 우리가 예멘에 도착한 첫날 교포 한분이 교통사고가 나서 목뼈가 골절이 되었습니다. 그곳의 독일병원(Germany Hospital)에 입원 했다고 해서 아침일찍 가보았습니다. 그날은 이곳의 일요일과 같아서 의사들은 출근하지 않았습니다. 중환자실에 가서 한국에서 온 신경외과 의사라고 하니까 출입을 허용해 주었습니다. 제 6 경추체 압박골절에 6경추 위아래로 추간판이 파열되어 있어 불안정 골절로 수술하는것이 유리해 보였지만 뒤늦게 나타난 독일에서 온 담당의사는 수술계획이 없다고 잘라 말했습니다. CT 촬영이 필요 할 것 같아 CT를 해보는것이 어떻겠냐고 했더니 휴일날 CT 촬영비는 두배라네요. 수술이 필요없다던 주치의는 자기 주장을 굽히지 않고 버티다가 결국은 우리가 떠나던 날 수술에 들어 갔습니다. 아마 추간판이 파열된 것과 경수앞으로 경막외 혈종이 있는 것을 진단하지 못했던것 같습니다. 뒤늦게 라도 바른 결정을 내려서 다행이었습니다. 환자의 어머니는 그 곳에서 30여년을 살아오신 분인데 교포들의 큰어머니 역활을 하고 계셨습니다. 우리에게 자문을 받아 마음도 편안하고 도움이 많이 되었다고 저녁을 사셨습니다. 닭요리와 맛있는 케밥이었습니다. 오렌지쥬스는 정말 일품인데 큰컵 한잔에 우리돈으로 500원 정도 하고, 식당에서는 무료로 나오는데 계속 리필이 됩니다. 왠만한 괜잖은 식당의 저녁값은 우리돈으로 3000원 정도면 포식을 할 수 있고, 맛도 아주 좋습니다.

 

아침은 게스트 하우스에서 한국에서 가져온 캔김치에 우리의 쌀과 흡사한 쌀을 시장에서 팔고 있어서 쌀밥을 해먹었습니다. 아라비아해에서 잡아올린 참치가 아주 좋아 참치를 넣고 김치찌게를 아침마다 해먹는 호사를 누렸습니다. 빵이 특히 맛있어서 밥한그릇에 빵한쪽씩을 더 먹었습니다. 재래시장에 들려 과일을 잔뜩 사다놓고 심심하면 먹었는데 오랜지와 도마토가 특히 맛이 괜잖았습니다.

 

글로벌케어 병원은 사나시의 변두리에서도 빈민가에 인접한 곳에 있었습니다. 3층짜리 건물을 2,3층을 세내어 쓰고 있었는데 의사는 박ㅈㅂ 선생님과, 예멘인 일반의 한명, 이라크에서온 여의사가 산부인과를 보고 있었고, 치과의사 한명 이렇게 4명이 있었습니다. 병원 입구에 이 병원 설립에 도움을 주신분들중에 첨단병원이 새겨져 있어 가슴이 뿌듯했습니다. 병원은 한국국제 협력단(KOICA)에서 자금 지원을 받고, 광주 기독병원, 동명교회등에서 도와 주셨다고 합니다. 일반 병원보다 치료비가 1/5정도 저렴하다고 합니다.

 

아직 방사선 촬영장비가 전혀 없고, 피검사 등도 제한적으로 행해지고 있어 도움이 많이 필요할 것으로 판단되었습니다. 한국에서 의사가 왔다는 소문이 돌아 많은 환자들이 왔는데 진료의 제한으로 충분한 도움을 주지 못해 안타까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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