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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향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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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1년도 9월말 경이었다.  9.11 테러 후 온통 세상은 어수선했다.

덕분에 우리 가족은 텅 빈 비행기를 타고 방콕으로, 카트만두로 이동할 수 있었다.

여행의 목적은 네팔의 룸비니주 탄센병원에서 7년간 의료봉사를 하고 계시는

한국인 의사선생님을 방문하기 위해서였다.

해외여행이 처음인 아내와 6살, 3살 두 아들이 동행했다.

이미 둘째는 방콕의 돈무항 공항에서 분실(?)되었던 경력이 있어

내 신경은 천방지축 뛰어다니는 아이들 움직임에 온통 몰려 있었다.

카투만두에서 13인승짜리 국내선 비행기로 갈아타고 룸비니 공항에 도착하니 시골 버스

터미널 수준이다.

병원에서 마중 나온 짚차로 다시 2시간 동안 산길을 돌아돌아 간다.

 

원래 탄센 병원은 화상 전문 병원이다.

고산지대로 불피우기가 힘들어 조잡한 인도산 화덕을 사용하다 보니 폭발사고가 잦다.

목뼈가 부러진 사람도 많다. 버스지붕에 올라타고 가다가 떨어지는 경우가 많은 것이다.

한국 같으면 수술해서 바로 걸을 수 있는 사람을 수술할 의사도 없고 장비도 없으니

뼈가 붙을 때까지 두달 간 눕혀 두는 것이다.

열악한 장비지만 철사로 부러진 뼈를 엮어주는 수술을 했다.

하버드 졸업생이 제 1조수로 들어 왔다. 키가 커다란 흑인이었는데 일반외과 의사라고 소개한다.

자신은 정형외과 수련을 받고 싶은데 점수가 모자라 봉사 점수를 얻기 위해 이곳에 1년간 파견왔다고 한다.

경추수술 하는 것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고 해서 수술 참관을 허락했다.

 

수술 마치고 식당에서 아내와 아이들과 늦은 점심을 먹는데 왠 백인 할머니가 우리에게 다가오셨다.

이곳은 인도가 가까와서인지 일자 눈썹의 인도풍 사람들만 있다.

간호사 복장이었는데 우리를 뒤로 자빠지게 한 것은 우리 아들에게 하신 그분의 한마디였다

"느그들 전라도에서 왔냐?"

 

그분은 광주에 있는 성요한 병원에서 13년간 봉사하신 간호사 수녀님이었다.

우리 아이들이 전라도 사투리를 써서 알았다는 것이다.

내 손을 부여잡고 눈물을 글썽이신다.

지난 날 한국이 어려워 내가 도우러 갔었는데, 이제 한국 의사가 여기를 도우러 오다니 정말 기쁘시단다.

그 분이 한국을 떠날 무렵 발생했던 5.18도 소상히 기억하고 계셨다.

 

다음날 아침 포카라로 떠나야 한다. 7-8시간 걸리는 여정이다. 반군 게릴라를 만날지도 모른다.

할머니가 병원 앞 현관으로 배웅을 나오셨다.

샌드위치와 사과, 그리고 물을 담아 오셨다. 가는 길에 식당 만나기가 힘들거라시면서.....

우리 아이들 볼에 입 맞춰 주시며 또다시 눈물이 고이신다.

그리고는 "나가 원래 전라도 아줌마 다 되었었는디........."

우린 병원 현관에 서 계신 파란 눈의 전라도 할머니가 보이지 않을 때까지 손을 흔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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