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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엄마 꿈은 뭐예요?

2013.04.10 14:11 조회 수 7432

그날도,

 저는 학원 가는 딸에게 밥을 먹여 보내기 위해 칼 퇴근에, 한눈 팔지 않고

45번 시내 버스 승강장을 서성이다 겨우 차문이 닫히지 않을 정도의 만원 버스를

타고 정신없이 집 현관문을 들어 섭니다.  빙글빙글 돌며 반기는 강아지 등을  한번 쓰다듬어 주고,

가방과 윗옷만 소파에 대충 던져두고  냉장고 앞으로 갑니다.

 

아침 일찍 일어나 준비해 두었던 오징어채에 부추를 넣어 간단히 전을 지저 딸에게 밥을 줍니다.

고소함으로 식욕을 돋구는 엄마표 해물전이 딸을 행복하게 합니다.

그 표정을 보고 있노라면 한눈 팔지 않고 달려온 내 노력에  충분한 보상이 됩니다.

엄마로써 가장 만족한 시간이자 직장에선 그렇게 뻣뻣했던 내가 사라지는 순간이기도 합니다.

 

여느때처럼 식탁에 마주 앉아 수저를 집으려고 하는데,

딸이  뭔가 말 하려다 제 눈치를 봅니다.

 

" 왜, 맛이 없어?"

 "아니, 아니예요."

저도 아이들 앞에서만은  소심한 대한민국의 엄마이기에

딸의 표정만 살피고 있습니다.

 

" 마, 엄마 꿈은 뭐예요?"

 

뜬금없는 질문에 저는 머리를 빠르게 돌립니다. 이 질문의 의도는  뭘까?

평소에 장난을 잘 치는 장난꾸러기 이기에

 나름 정답을 찾느라  딴전을 피우면서 시간을 끌어 봅니다.

 

"근데~, 엄마 꿈은 이루었어요?" 또다른 질문이 이어 집니다. 

 

본인 스스로 질풍노도의 시기라고 엄포를 놓는  사춘기 소녀의 질문이라 멋진 답변을 하기 위해 망설였습니다. 

 " 응~,  엄마는 이 다음에 네가 엄마 손잡고, 엄마 딸이여서 행복했어요. 라는 말을 듣는게 엄마 꿈이야."

딸은 잠시 스쳐가는  짧은 미소를 머금었지만,  본인이 원하는 답은 아닌것 같았습니다.

 

딸이 학원에  가자 긴장이 풀린 자세로  거실 탁자에 널브러진 신문과 잡지를 정리 하다 말고,

멍해졌습니다.

가르마 사이로  희어진 머리카락이 드러나도록 앞만 보고 달려 왔는데,  

'내 꿈은 뭐였지?'  

 

손에 잡힌 책자 겉표지가 눈에 들어 왔습니다.

제가 촌티를 완전히 벗어 버리기 전 (지금도 시골 아낙네처럼 촌스럽기는 하지만),

 정말 세상 때가 뭔지도 모를때 보았던 한 얼굴이 웃고 있었습니다.

바쁜 세상속에서 45년전 꿈을 잃어버리지 않고 지금도 이루어 나가고 있는,

 큰바위 얼굴 같은 행복한 얼굴이, 작은 나비 날개 짓으로 멍해진 저에게 말했습니다.

 

'혹시 너의 꿈이 이런것  아니었니?"

 

딸이 오면 진짜 내꿈이 무엇이었는지 말할 수 있을것 같았습니다.

그날,

저는 잠들기 전, 딸을 꼭 껴안고 마치 처음으로 꿈을 품었던 소녀처럼,

 들뜬 목소리로 딸의 꿈과 엄마의 꿈을 오래도록 나누었습니다. 

 

'선한 영향력' 

 

이 곳에서 우리의 꿈이 영글어 가고 열매 맺을 수 있기를 간절히 소망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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