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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오지랍-3

2013.06.18 10:45 조회 수 9527

  신경외과는 삶과 죽음의 경계에 선 환자를 보아야 하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다른 진료과에 비하여 환자 보호자들과의 갈등이 유난히 많다. 대학병원에 근무시에도 살펴보면 환자 보호자와의 접점에 있는 레지던트 1년차가 요령이 없는 친구가 들어오면 1년내내 병동이 시끄럽다.

  환자를 치료하기보다는 보호자를 치료해야 하는 경우가 많다. 예를 들어 환자가 뇌출혈로 중환자실에 있다. 수술해서 치료가 성공적이라해도 침상을 벗어나기는 힘들다.  즉 가족종 누군가는 항상 환자 곁에 붙어있어야 하고 그로 인한 경제적인 손실은 말할 것도 없다. 다시 말하면 산사람이라도 살아야 하는 상황에 오는 것이다.  모든 가족을 모아두고 환자의 예후에 대하여 설명하여도 제각기 받아들이는 것은 다르다.  경제적인 여유가 있는 자녀는 "수술하고 열심히 치료하면 사신다더라" 이렇게 받아들이고, 경제적으로 궁핍하여 치료비가 막막한 자녀는 "수술해도 돌아가신다더라" 이런식으로 본인들의 상황에 맞추어 의사의 말을 받아 들인다. 주치의는 10가지 가능성에 대해 이야기 해도 보호자는 자기 상황에 맞는 1-2가지 이야기만 받아 들이는 것이다.

  더욱 문제인 것은 가족간에 갈등이 생기는 것이다. 이때는 누군가 제 3자에게 갈등이 투사되어 갈등이 해결되는 상황이 생기기도 한다.  즉 가족간의 다툼에서 갑자기 병원과 의료진에 대한 불만으로 투사되면, 전가족이 일심단결하여 병원과 의사를 악당으로 몰고 간다. 그래서 항상 후배 의사들에게 충고하는 것이 "가족간의 갈등 분출에 대한 타겟이 되지 마라"였다.  물론 이러한 상황은 일부다. 대부분의 환자와 가족들은 약자의 입장에 서게 된다것도 알고 있다.

 

  갈등 요인 한가지 더. 신경외과는 환자 본인이 치료비를 내지 않는 경우가 많다. 즉 산재 보험에 해당되는 환자나 자동차 보험 환자, 혹은 상해 환자들이 그에 해당한다.  본인이 피해자라고 생각되면 아픈곳도 더 많아지고, 아픈상황에 대하여 뭐든 정밀하게 검사되어서 자신이 피해본 부분에 대하여 정확히 평가 받기를 원한다. 그러다 보니 의사 입장에서는 의사의 판단에 의한것 보다는 환자의 인터넷등에 의한 어설픈 지식에 의해 과도한 검사를 요구받게 된다. 다시 말하면 사진 찍으러 왔는데 사진사의 판단에 의한 것이 아니라 찍으러 온 사람의 요구에 의해 셔터만 눌러야 하는, 전문가로서의 입장은 사정없이 무시되는 상황이 벌어지는 것이다.  여기에서 의사의 유연한 대처가 필요하다.

 

 대화

 

의사 ; 어디 불편해서 오셨나요?

환자 ; 머리 MRI 찍으로 왔습니다.

 

이 부분에서 부터 의사는 불쾌해 지기 시작한다. 내가 MRI찍는 기술자인가하는 생각이 들기 시작하는 것이다. 무엇을 검사 할지는 내가 이미 결정했으니 너는 찍기나 해라. 이런식으로 받아 들일 수 있는 문제이다.

 

의사 ; 머리가 어디가 불편해서 MRI를 찍어보고 싶으신가요?

환자 ; 2주전 교통사고가 났는데 머리가 계속 아프다 하니까 사람들이 MRI 찍어보라 합디다

 

  이미 전문가의 의견은 무시 되었고, 의학상식이 없는 일반인들의 통설이 MRI를 찍고자 하는 의사결정에 비중있게 반영 되었다. 자동차 보험회사에서 교통사고 후 MRI 촬영은 제한적으로 인정된다. 급성 출혈이나 골절 진단은 CT가 더 낫기 때문이다. 그래서 환자가 원하여 촬영된 MRI는 인정하지 않는다. 만일 촬영하게 되면 의사는 의학적으로 MRI 촬영이 필요했던 타당한 사유를 적어서 제출해야만 한다. 이것은 타당한 시스템이다. 왜냐하면 교통사고 난 사람마다 고가의 MRI를 마구 찍어댄다면 결국 우리의 자동차 보험료는 한없이 올라갈 것이다.

  그러면 의학적인 관점만 가지고 환자가 원하는 검사를 하지 않게 된다면 어떻게 될까? 환자는 의사와 보험회사를 동일 선상에 놓고 보는 경향이 많다. 왜그런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경우에 따라서는 의사-보험회사-가해자를 동일 선상에 놓고 보는 경우도 많다. 환자가 원하는 검사가 의학적으로 타당하지 않다하여 검사를 하지 않을 경우 의사는 환자의 아주 강력한 반발에 부딪히게 된다. 환자가 원하는 대로 검사를 하다가는 보험회사로 부터 마구잡이식 삭감에다가 돈벌이에 급급한 불량한 의사로 오인받기 십상이다. 어찌해야 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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